1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
2 너희가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게는 잠을 주시는도다
3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4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
5 이것이 그의 화살통에 가득한 자는 복되도다 그들이 성문에서 그들의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아니하리로다
■ 헛된 인생과 복된 인생의 차이
오늘 시편의 표제어에는 ‘솔로몬의 시’라고 되어 있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이지만 인생의 경륜이 많은 사람의 진솔한 고백처럼 느껴지는 것은 솔로몬의 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는 세상의 모든 것을 가진 자였습니다. 그가 통치하던 때 이스라엘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로 전성기를 이루던 때였습니다. 영토는 크게 확장되었고, 주변의 각 나라들은 막대한 조공을 바쳐 모든 것들이 풍부했던 시절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하나님께서 지혜를 얻은 자로 세상의 누구도 그의 지혜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삶은 정략결혼으로 인해 혼탁해지고 끝내 우상숭배와 음행이 가득한 나라가 되며 그의 아들 르호보암 때에는 나라가 분열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습니다.
가장 부요했고 가장 큰 권세를 가졌던 자, 하나님의 백성이며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움을 받았으면서도 쾌락과 우상의 절정에 있었던 솔로몬, 그의 삶의 모든 고백이 이 시편에 압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한 말이 아닐 것입니다. 그는 하나님만이 삶의 건축자이시고 파수꾼이 되신다고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집을 세우지 아니하시면 세우는 자의 수고가 헛되며 여호와께서 성을 지키지 아니하시면 파수꾼의 깨어 있음이 헛되도다"라는 그의 고백은 아무리 좋고 훌륭한 것을 가지고 있어도 하나님께서 세우지 않으시면 바람 앞에 촛불과 같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1).
가정이든 나라든 교회든 하나님께서 세우실 때에 튼튼합니다. 시인이 집을 세운다는 것은 건물을 건축하는 의미로 쓰인 것이 아니라 곧 후손을 통해 가정을 세워 나간다는 의미로서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세워질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습관적이고 형식적인 종교생활이 믿음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을 기대하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해야 할 일을 성실히 감당할 때에 하나님께서 그 노력과 수고를 통로삼아 은혜를 내려 주십니다.
시인은 "세우는 자의 수고"와 "파수꾼의 깨어 있음"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시지 않으면 그것이 헛되다는 단순히 메시지가 아닙니다. 세우는 자의 수고와 파수꾼의 깨어있음은 장래에 대한 계획이며 미래에 대한 보장입니다. 결코 대적들이 넘보지 못할 대비책을 가진 자의 삶은 자신감이 넘칠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으로부터 삶의 평안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인도하심과 보호하심이 없이는 헛된 수고일 뿐이며, 부질없는 파수가 될 뿐입니다. 아무리 든든하게 대책을 세워도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의 삶은 반드시 무너질 모래위의 집이 될 뿐입니다.
사람들은 열심과 수고가 안정과 평안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예배하는 시간마저도 자신을 위해 사용하며 수고한 자신을 스스로 위로합니다. 인생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떠난 삶은 참 평안이 없습니다. 하나님을 떠나면서 까지도 육체적인 열심과 수고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시인은 그러한 인생들을 향해 “일찍이 일어나고 늦게 누우며 수고의 떡을 먹음이 헛되도다”라고 말합니다.(2),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자의 삶은 결국은 허망한 것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마귀는 우리에게 "지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쉬지 않고 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오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명확한 진리처럼 받아들여집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함정이 있습니다. 인생의 주도권을 '나'로 두게 하는 것입니다. 즉, 나의 수고와 노력을 강조함으로서 나를 위해 여전히 행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보지 못하게 하는 것이며, 그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성경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생명의 샘이니 사망의 그물에서 벗어나게 하느니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잠14:27). 노력과 수고는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최소한의 믿음의 증거가 될 뿐입니다.
모든 것은 만물의 주권자 되시는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셔야 하고, 많든지 적든지 모든 양식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이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 지혜이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의 믿음입니다. 시인은 "여호와께서 그의 사랑하시는 자에는 잠을 주시는도다"라고 고백합니다(3). 삶의 근심이 많은 자는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로 걱정해야 하는 인생은 다른 사람들이 자는 시간에도 일해야 합니다. “잠을 주신다는 것”은 삶을 평안케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말한 것입니다. 먹고 사는 근심대신 평안을 주시고, 수고 이상의 헛된 수고 대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 행하심을 기뻐하며 찬송할 수 있는 마음의 넓이를 주실 것입니다.
노력과 수고를 통로로 사용하셔서 우리에게 주신 물질과 건강이 하나님의 축복이듯, 자녀는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소중한 유산입니다. 시인은 "보라 자식들은 여호와의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라고 노래합니다(3). 이는 곧 하나님만이 복의 근원이 되심을 밝힌 것입니다. 젊을 때에 우리에게 주신 자녀는 가정을 믿음 안에서 세우고 대대로 번성과 충만의 복을 주시기 위한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그러나 오늘 물질만을 하나님의 복으로 생각하는 세대는 많은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자녀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재산이 없으면 자녀들 또한 불행해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하며 출산을 무거운 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모든 생명의 주권자 되시며, 각자 자녀의 삶을 통해 예비하신 뜻과 목적이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자녀에게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을 물려주는 것은 천금을 물려주는 것보다 복된 일입니다. 시인은 “젊은 자의 자식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으니”라고 고백합니다(4). 고대 사회에서 용사의 화살통에 든 화살은 명예이며 자신과 공동체를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었습니다. 시인은 장사의 수중의 화살 같은 자녀들로 인해서 원수와 담판할 때에 수치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4).
시인이 말한 집은 역사적으로는 다윗의 왕국이며, 자녀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올 왕들을 지칭하고 있습니다. 다윗의 혈통으로 이어진 왕들을 통해 수많은 대적들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번성하며 영화를 누릴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신앙적으로는 하나님께서 주신 우리의 자녀들로 인해 가정을 넘어뜨리려는 수많은 문제들을 극복하고 결국에는 견고하게 집이 세워질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처럼 가정이 견고하게 세워진다는 것은 장차 믿음의 자녀들을 통해 가정과 가문의 기업이 되신 하나님의 뜻이 성취될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고대사회에서 성문은 곧 옳고 그름을 가리는 재판의 장소였습니다. 원수들과의 소송이 벌어질 때에 자녀가 없는 부모는 미래를 담보할 수 없는 두려움에 빠지게 됩니다. 그러나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는 부모의 정당성을 변호할 것이며 또한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자식은 하나님의 뜻이 그 가정을 통해 성취되고 있음을 말한 것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믿음의 선진들의 삶은 자녀들로 인해서 하나님의 뜻이 성취된다는 것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아무런 소망이 없던 한나가 믿음으로 결단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주셔서 어두웠던 세대를 밝히는 선지자로서의 사명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삼상1:11). 자녀는 경제적인 이유로 결정되어지는 짐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믿음의 기업을 세워가기 위해 주신 은혜의 선물입니다. 자녀의 삶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도록 말씀으로 양육하고, 어두운 시대를 살리는 믿음의 주인공으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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