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완료)요한이서

요한이서 1:1-6 ■ 서로 사랑하라

by 해원의 아침묵상 2025. 5. 13.
728x90

 1 장로인 나는 택하심을 받은 부녀와 그의 자녀들에게 편지하노니 내가 참으로 사랑하는 자요 나뿐 아니라 진리를 아는 모든 자도 그리하는 것은
 2 우리 안에 거하여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진리로 말미암음이로다
 3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진리와 사랑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있으리라
 4 너의 자녀들 중에 우리가 아버지께 받은 계명대로 진리를 행하는 자를 내가 보니 심히 기쁘도다
 5 부녀여, 내가 이제 네게 구하노니 서로 사랑하자 이는 새 계명 같이 네게 쓰는 것이 아니요 처음부터 우리가 가진 것이라
 6 또 사랑은 이것이니 우리가 그 계명을 따라 행하는 것이요 계명은 이것이니 너희가 처음부터 들은 바와 같이 그 가운데서 행하라 하심이라

 

서로 사랑하라

사도요한은 장로인 나는 택하심을 받은 부녀와 그의 자녀에게 편지하노니라고 말하며, 그들을 진리를 아는 모든 자라고 표현합니다(1). 그는 편지를 쓰며 '우리'라는 3인칭 대명사를 사용합니다. 이는 사도요한이 편지를 받는 자들을 단지 수신인으로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진리 안에 있는 형제로서, 사랑받는 자로 부름받은 공동체의 일원으로 여겼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라는 말은 단순한 문학적 표현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형성된 공동체의 정체성과 방향을 나타내는 중요한 신학적 언어입니다. 이는 교회의 직분이 세상의 위계질서처럼 수직적인 구조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우리'라는 이름 아래 함께 수행하도록 부여하신 것임을 나타냅니다. 교회 공동체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부름받은 사람들이 함께 하나님의 나라와 교회를 세워가는 모임이며, 모두가 주 안에서 함께하는 동역자들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특정한 사람의 전유물이 될 수 없고, 누군가의 권위로 일방적으로 이끌어가는 구조도 아닙니다. 교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말씀으로 세워져 가는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교회의 지도자는 주어진 권세로 다스리는 자가 아니라, 공동체 안에 속한 형제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며,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인도하심 따라 공동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책임을 지닌 사람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도요한이 자신을 장로로 소개한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닙니다. 당시 교회 안에서 장로는 세상의 권위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는 직분이었습니다. 장로란 교인을 대표하는 자로서, 하나님께서 맡기신 말씀에 따라 성도들을 사랑으로 섬기고, 믿음의 본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 봉사의 직책입니다. 세상의 명예나 권력을 추구하는 자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겸손과 희생을 따라 성도들을 섬기는 자가 장로로 부름받는 것입니다. 나는 이 말씀을 묵상하며, 혹시 내게 주어진 직분을 나를 드러내는 도구로 삼고 있지는 않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사도요한은 교회를 구성하는 성도들을 '우리'라는 이름으로 함께 묶으며, 그들을 진리 안에 있는 자들, 즉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긍휼을 입고, 죄와 사망에서 구속받아 평강 가운데 거하는 자들로 설명합니다(3). 여기서 우리는 단순한 무리나 모임이 아니라, 진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고 성령의 조명 아래 하나 되어 지어져 가는 예수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는 서로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고, 함께 복음을 살아내는 단일한 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라는 공동체 안에서 라는 생각이 독단과 독선으로 자리 잡는다면, 공동체를 해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교회를 구성하는 모든 성도는 서로에게 연결된 지체이기 때문에, 개인의 독선은 결국 공동체 전체의 건강을 해치는 요소가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계명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함께 세워져 갈 때, 진정한 공동체로서의 기쁨을 누리게 됩니다. 사도요한이 "내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 함을 듣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없다"고 고백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기쁨입니다(4).

사도요한이 말하는 교회 공동체의 우리, 단순히 신앙 고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로 부름받은 자들을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시고 한 몸을 이루는 자들로, 각기 다른 지체이지만 하나의 목적과 부르심 아래 살아가는 이들이 바로 교회의 구성원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를 내 생각과 판단으로 움직이려는 태도는 반드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내 생각이 옳다 하여 그것을 공동체 전체에 강요하거나,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보다 나의 경험과 판단을 앞세운다면, 그것은 교회를 향한 순종이 아니라 교회를 향한 독선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교회는 모든 성도가 함께 협력하며 서로를 세워주는 공동체이며, 아름답고 질서 있는 하나됨을 추구하는 공동체입니다. 나는 이 말씀을 붙들며, 나의 교회관과 공동체 안에서의 태도를 다시금 점검해 봅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지체로 부름받은 자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주어진 계명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도요한은 편지 가운데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고 권면하며(5), 사랑이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는 일이라고 강조합니다(6).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나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명령이자 사명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만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기에 사랑하는 것입니다. 조건 있는 사랑은 더 이상 사랑이 아닙니다. 조건이 붙는 순간, 그것은 이익을 위한 계약관계로 전락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사랑은 전혀 조건 없는, 일방적이고 무조건적인 긍휼의 사랑입니다. 그러한 사랑이 우리에게도 요구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실천해야 할 계명으로 받은 것입니다.

사도요한은 이러한 사랑이 새롭게 전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우리가 구원받는 순간부터 우리 안에 새겨진 명령이라고 말합니다(5). 사랑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받은 우리는, 서로 사랑함으로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을 증거해야 하며, 그 사랑으로 교회를 세워가야 합니다. 나는 이 말씀 앞에서 다시 묻습니다. 나는 지금 사랑하고 있는가? 나는 지금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사랑으로 행하고 있는가? 혹시 내 마음 안에 조건을 내세운 사랑, 선택적인 사랑, 혹은 사랑을 가장한 자기 만족이 자리 잡고 있지는 않은가? 이 모든 질문 앞에서 겸손히 무릎 꿇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랑으로 사람들을 구원하시고, 사랑으로 교회를 세워가기를 원하십니다. 교회는 사랑으로 세워질 때에만 진정한 교회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계명은 사랑으로 완성되며, 사랑은 신자의 존재와 사명의 핵심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에 순종하며 사랑을 실천해야 하고,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품으며 한 몸을 이루는 지체로 살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의 평강이 거하며, 그러한 교회가 세상 가운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나는 오늘도 그 사랑을 배우며, 주님께서 맡기신 공동체를 사랑으로 섬기기를 기도합니다. 우리가 모두 함께 협력하며 섬기는 아름다운 하나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