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이여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영혼이 주께로 피하되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서 이 재앙들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
2 내가 지존하신 하나님께 부르짖음이여 곧 나를 위하여 모든 것을 이루시는 하나님께로다
3 그가 하늘에서 보내사 나를 삼키려는 자의 비방에서 나를 구원하실지라 (셀라) 하나님이 그의 인자와 진리를 보내시리로다
4 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
5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6 그들이 내 걸음을 막으려고 그물을 준비하였으니 내 영혼이 억울하도다 그들이 내 앞에 웅덩이를 팠으나 자기들이 그 중에 빠졌도다 (셀라)
7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
8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
9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뭇 나라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10무릇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11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이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
■ 절망하기 쉬운 상황 속에서도
표제어에서 ‘다윗이 사울을 피하여 굴에 있던 때에’ 쓴 시라고 밝힙니다. 앞서 시편 56편에서 살펴보았듯이 다윗은 사울 왕에게 쫓겨 블레셋의 가드 왕 아기스에게로 피하러 갔다가 신분이 밝혀지면서 미친 척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하였으나 결국 그곳에 머물러있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아둘람 굴로 피신했습니다(삼상 22:1-2). 하지만, 자신의 안위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그의 가족들을 비롯하여 사회적으로 어려운 사람들, 즉 환난 당한 자, 빚진 자, 마음이 원통한 자들이 다윗을 찾아 왔습니다. 이는 다윗에게 더 큰 부담이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의 시편 56편의 표제에서 “굴에 있던 때에”라고만 밝힐 뿐, 어떤 상황이었는지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지 않아 아둘람 굴이라고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윗이 사울에게 쫓기며 머물렀던 곳 중에는 아둘람 굴 외에도 엔게디 광야의 굴도 있었기 때문입니다(삼상 24장). 다윗을 쫓던 사울이 용변을 보려고 다윗과 그의 부하들이 은신하고 있던 굴로 들어왔고, 다윗은 사울의 옷자락을 가만히 베는 것으로써 사울의 목숨을 살려주었던 일이 있었는데, 바로 그 사건이 엔게디 광야의 굴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다윗은 사울 왕의 추격을 피해 도피하던 중 아둘람과 엔게디 굴에 각각 피신해 있었습니다. 블레셋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는 했지만 그의 뒤를 쫓고 있는 사울 왕으로 인해 항상 위기를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그러한 상황 속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있습니다(1). 암탉이 병아리를 품어 보호하듯이 자비와 긍휼이 많으신 하나님께 다윗은 자신을 의탁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의 이름을 부르는 자마다 안전하게 지켜주시며 지친 영혼에게 새 힘을 부어주시는 분이십니다(2). 하나님께서는 또한 대적들의 비방과 술수에서 구원하여 주시는 분이십니다. 대적들이 비방과 모략으로 다윗을 궁지로 몰아넣습니다. 다윗이 피신하던 굴은 그가 처한 상황이 아무도 의지할 사람이 없는 고독하고 힘든 상황이라는 것을 증명합니다. 그러나 다윗의 마음은 보이는 굴속에 갇히지 않고 무한하신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진리 가운데 참 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10).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인자하심과 진리로 자기 백성들을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 비록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하여도 세상 어느 곳이든지 하나님의 날개가 펼쳐져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 하나님의 날개 아래에서 모든 어려움을 이기고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다윗은 “내 영혼이 사자들 가운데에서 살며 내가 불사르는 자들 중에 누웠으니 곧 사람의 아들들 중에라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이요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라고 탄식합니다(4). 자신의 삶에 가득한 죽음의 위험과 그 속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두려움을 하나님께 토로합니다.
하나님께서 계시지 않는 것과 같이 대적들이 날뛰며 그들의 악함과 권세는 날로 깊어가지만 결국에는 온 우주 만물을 다스리시고 심판하실 하나님 앞에 엎드러질 것입니다(5). 다윗은 원수들이 사냥꾼이 짐승을 쫓듯이 그물을 준비하고 웅덩이를 팠다고 말합니다. 원수들은 다윗을 그렇게 괴롭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은 다윗이 몸으로 겪는 현실이었습니다. 그러나 원수들이 다윗을 잡으려고 판 웅덩이에 빠진 것은 결국 다윗이 아니라 그들 자신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남을 해치려고 올무를 놓는 것은 스스로 자신이 묻힐 웅덩이를 파는 일과 다르지 않습니다. 악행은 더 큰 악행이 되어 스스로에게 돌아올 뿐입니다. 그물과 웅덩이는 스스로 빠져 나올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웅덩이와 그물에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실 것입니다.
다윗은 그러한 하나님을 확신하고 있기에 절망하기 쉬운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마음을 확고히 하며 “내 마음이 확정되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찬송하리이다”라고 고백합니다(7).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이 아름다운 고백에 나오는 “확정되었다”는 것은 “고정되었다, 확고하다”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구원하심을 의심하지 않는 다윗은 이제 어떤 것에도 그 믿음이 흔들리거나 대적들의 위협으로 인해 두려워하지 않을 것을 결단합니다. 다윗의 이러한 ‘확정된 마음’은 아직 고난 중에 있으나, 이미 그 고난을 이긴 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확정된 마음에서 감사와 찬송이 나옵니다. 더 이상 다윗은 사울 왕의 시기와 탐욕으로 비롯된 비극적인 상황에 노에처럼 끌려 다니는 삶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의 하나님을 향한 확정된 마음은 신령한 노래와 찬송이 되고 있습니다. 승리한 자의 기쁨입니다.
다윗은 “내 영광아 깰지어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라고 선포합니다(8). 새벽은 어둠이 물러가고 모든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 활동하는 시기입니다. 새벽을 깨운다는 것은 이 고난의 시간이 하나님의 때에 가장 먼저, 가장 영광되게 쓰임 받는 삶으로 전환점이 될 것을 확신하는 은유적인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어려운 문제 앞에서 절망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다윗과 같이 하나님께서 나와 함께 하심으로 내가 반드시 이기리라는 확신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의 인자와 진리가 인도하실 것입니다.
<강진 강남교회 새벽이슬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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