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2 나의 영혼을 찾는 자들이 수치와 무안을 당하게 하시며 나의 상함을 기뻐하는 자들이 뒤로 물러가 수모를 당하게 하소서
3 아하, 아하 하는 자들이 자기 수치로 말미암아 뒤로 물러가게 하소서
4 주를 찾는 모든 자들이 주로 말미암아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하시며 주의 구원을 사랑하는 자들이 항상 말하기를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하게 하소서
5 나는 가난하고 궁핍하오니 하나님이여 속히 내게 임하소서 주는 나의 도움이시요 나를 건지시는 이시오니 여호와여 지체하지 마소서
■ 건지소서 도우소서
다윗의 기도는 긴급합니다. 그만큼 급박한 위기 속에 있다는 것입니다. 더는 견딜 수 없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고통에서 다윗은 몸부림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도 찬양도 생략된 채, 그는 “하나님이여 나를 건지소서 여호와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라고 부르짖습니다. 이는 즉각적인 하나님의 개입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절박하고 절망적인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다윗은 “건지소서! 도우소서! 임하소서! 지체하지 마소서!”라고 반복적으로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1, 5). 단 한 번의 부르짖음이 아니라 끊임없이 계속되는 부르짖음입니다. 이는 다윗이 극심한 고통 중에 신음처럼 내뱉는 증언부언이 아니라 소망의 끈을 놓지 않고 인내하며 하나님께 간구했음을 증거합니다.
믿음은 “스스로 일어서는 능력”이 아닙니다. 믿음은 “하나님을 신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믿음을 스스로 일어서는 능력으로 오해합니다. 이는 절망적인 상황에서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죄악가운데에 있을 때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때때로 자신의 행위가 하나님 앞에 죄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뿌리치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행하고 있는 죄를 벗어날 수 있는 믿음이 자신에게 없다는 것을 핑계 삼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러한 죄악 중에서 빠져나올만한 믿음의 능력이 있었다면, 처음부터 죄악 속으로 들어가지 않았을 것입니다. 믿음은 처음부터 우리에게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믿음마저도 하나님께서 믿어지도록 은혜로 주신 것입니다.
믿음은 스스로 일어서는 능력이 아니라, 능력의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분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아니면 이길만한 믿음의 능력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깨닫고 하나님께 구하는 것이 바로 믿음의 시작입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이란 모든 상황을 정리해주셔서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시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며 이겨나갈 수 있도록 믿음의 능력을 부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고난과 고통뿐만 아니라 죄악 중에 있을 때에도 하나님께 나아오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려움이 해결되고, 질병이 치유되고, 사업이 원활해지면 그때 나가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모든 어려움이 해결되고 나면 하나님께 나아갈만한 이유를 찾지 못하는 것이 어리석은 인생의 모습입니다.
병중에도, 고통중에도, 불통과 불화 중이라도, 어떤 조롱과 비난 중에라도 하나님 앞에 나아오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 되어야 합니다.
사랑하는 자녀를 건지시고 도우시고 함께 거하시며 지체 없이 의의 길로 인도하실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모든 것을 이길 능력이 될 것입니다.
다윗은 반대로 대적들에 대하여는 “무안을 당하게 하시며 수모를 당하게 하소서, 뒤로 물러가게 하소서”라고 부르짖습니다(2-3).
그는 왕으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러한 권력을 정상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고난이라 말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얼마든지 육체적인 방법을 구하고 모략을 꾸밀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사람의 방법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하지 않고 하나님께 자신의 주변에서 대적들을 물러가게 해달라고 간구합니다. 이는 다윗이 육체적인 방법을 구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악인들의 대한 주권도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문제뿐만 아니라 고통까지도 하나님께 완전히 맡긴 것입니다.
주를 찾는 자들에게 기쁨을 주시며 사랑하는 자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을 확신하지 않고는 나의 고통스러운 상황을 하나님의 주권에 맡길 수 없습니다(4).
다윗은 대적들에 대하여 “아하, 아하 하는 자들”이라고 합니다(3). 대적들은 다윗을 향해 비아냥거리며 조롱합니다. 이는 대적들이 생각할 때에 자신들이 다윗보다 더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착각한 교만한 행동입니다.
세상은 하나님을 믿는 우리를 조롱합니다. 모든 미디어에서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향한 조소와 공격이 넘쳐납니다. 그러나 이는 세상이 자신의 모습은 돌아보지 못한 우둔하고 교만한 행동입니다. 지혜로운 자는 자신을 먼저 돌아보지만 미련한 자는 다른 사람의 허물을 먼저 봅니다.
다윗이 대적들을 심판해 주실 것을 구하는 것은 자신의 명예와 회복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주를 찾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4).
하나님 편에 서 있는 자가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세상은 교회의 타락을 조롱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변함없이 하나님을 신뢰하며 빛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고 있는 교회와 성도가 있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통해 이 시대를 감당하도록 하고 계신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한 시대의 시류에 편승해서 비판하고 불평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지 않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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