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호와께서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2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 이르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가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릴지니라
3 그 예물이 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회막 문에서 여호와 앞에 기쁘게 받으시도록 드릴지니라
4 그는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를 위하여 기쁘게 받으심이 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
5 그는 여호와 앞에서 그 수송아지를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 앞 제단 사방에 뿌릴 것이며
6 그는 또 그 번제물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뜰 것이요
7 제사장 아론의 자손들은 제단 위에 불을 붙이고 불 위에 나무를 벌여 놓고
8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뜬 각과 머리와 기름을 제단 위의 불 위에 있는 나무에 벌여 놓을 것이며
9 그 내장과 정강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제단 위에서 불살라 번제를 드릴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10 만일 그 예물이 가축 떼의 양이나 염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드릴지니
11 그가 제단 북쪽 여호와 앞에서 그것을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것의 피를 제단 사방에 뿌릴 것이며
12 그는 그것의 각을 뜨고 그것의 머리와 그것의 기름을 베어낼 것이요 제사장은 그것을 다 제단 위의 불 위에 있는 나무 위에 벌여 놓을 것이며
13 그 내장과 그 정강이를 물로 씻을 것이요 제사장은 그 전부를 가져다가 제단 위에서 불살라 번제를 드릴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14 만일 여호와께 드리는 예물이 새의 번제이면 산비둘기나 집비둘기 새끼로 예물을 드릴 것이요
15 제사장은 그것을 제단으로 가져다가 그것의 머리를 비틀어 끊고 제단 위에서 불사르고 피는 제단 곁에 흘릴 것이며
16 그것의 모이주머니와 그 더러운 것은 제거하여 제단 동쪽 재 버리는 곳에 던지고
17 또 그 날개 자리에서 그 몸을 찢되 아주 찢지 말고 제사장이 그것을 제단 위의 불 위에 있는 나무 위에서 불살라 번제를 드릴지니 이는 화제라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니라
■ 온전한 구속의 제물로 드림 – 번제
레위기를 한 단어로 표기하면 ‘거룩’이라고 기록할 수 있습니다. ‘거룩’이라는 말은 순 우리말이며 히브리어로는 ‘코데쉬’라고 합니다. 거룩을 한자로 표기하면 ‘성결’입니다. 그러므로 거룩과 성결은 같은 의미입니다. ‘레위기’라는 단어를 히브리어로 ‘바이크라’라고 합니다. 이는 “그리고 하나님께서 부르셨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위기는 히브리어 ‘바이크라’가 뜻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택하시고 부르신 백성이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거룩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레위기는 역사적으로는 이스라엘 백성이 시내 산에 도착했을 때부터 떠날 때까지의 과정과 규례들을 기록하고 있지만, 신앙적으로는 오늘 택함을 얻고 부름 받은 성도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에배생활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성막이 완성되자 약속대로 구름과 함께 하나님의 영광이 그곳에 가득 채웠습니다. 이는 시내산 정상에서 나타난 것과 유사하지만(출24:15-16), 모세가 회막에 들어갈 수 없었던 것은, 시내산에서 보다 더 강력하고 충만한 하나님의 영광으로 죄인 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출40:34-38). 회막, 즉 성막은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하고 성결하게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령하셔서 성막을 세우신 것은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에서 이끌어 내신 것이 단순한 해방이 아니라, 택하신 백성을 거룩하고 성결하게 하시기 위한 것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셨습니다(1). 그리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가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릴지니라”고 명령하십니다(2).
이러한 하나님의 명령은 출애굽 당시 순전한 이스라엘의 혈통을 가진 사람들뿐만 아니라 출신이나 혈통에 제한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예물을 드릴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신 것입니다. 예물을 드리도록 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물질적인 제물을 원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물이란 하나님에게는 신앙고백이며 예물을 드리는 자에게는 자기부인의 상징입니다. 진실한 신앙과 자기부인 없이는 예물을 드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근본적으로 예물은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백성의 유익”을 위한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있습니다. 즉, 예물에는 단순히 “물질을 바친다”는 의미가 아니라 ‘속죄의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득한 영광으로 임재하신 성막에 모세조차도 들어가지 못했지만,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제사장으로 오셔서 손으로 짓지 않고 창조에 속하지 않은 더 크고 온전한 장막을 주셨기에, 이제 더 이상 염소와 송아지의 피로 제사하지 않아도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심으로 단번에 성소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히9:11-12). 또한,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우리가 드릴 것은 더 이상 속죄의 예물이 아니라 열매의 감사로 드리는 예물이 되게 하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예물 중에 번제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3). 번제는 희생제물을 불로 태워서 그 향을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제사로서, “속죄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흠 없는 수컷’을 드리라고 하신 것은 실용적인 측면도 있지만, 영원한 속죄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실용적인 측면이라는 것은 곧 하나님께서 이스라엘백성의 삶을 가볍게 여기시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끼를 낳고 우유를 제공해주는 암소는 이스라엘 백성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산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번제를 드리기 전 “그는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를 위하여 기쁘게 받으심이 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4). 안수는 “그를 위하여”하는 것입니다. 즉, 희생제물을 드린 사람의 죄가 제물에 전가되도록 한 것으로, 죄인이 직접 피 흘리지 않고 죄가 전가된 제물의 피 흘림을 통해 속죄함을 받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이는 단순히 제물이 된 짐승에게 죄를 전가시킨다는 차원이 아니라 죽어가는 제물의 피 흘림을 보며 죄의 결과와 그 심각성을 절실히 깨닫도록 한 것입니다. 이 제물이 되는 수송아지를 잡아 아론의 제사장들로 하여금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 앞 제단 사방에 뿌리도록 하였습니다(5).
수송아지를 잡는 다는 것은 “처참한 살육”의 의미로 장차 영원한 희생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백성들의 죄를 담당하시며 당하실 고난의 정도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또한, 피 뿌림은 생명의 죽음을 증거삼아, 온전한 구속의 제물로 드려졌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수송아지를 잡는 방법까지도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니다. 먼저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뜰 것이며, 제사장들은 각 뜬 것과 머리와 기름을 제단 불 위에 있는 나무에 벌여 놓고 내장과 정강이는 물로 씻어 그 전부를 제단 위에서 불살라 번제로 드릴 것을 말씀하십니다(6-9, 12-13, 15-17). 이는 남김없이 하나님을 위해 드리는 것입니다.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뜬다는 것”은 외적인 모든 것을 내려놓고 완전한 희생을 통해 아낌없이 정직하게 드리는 것을 의미하며, “땅을 딛고 다녔던 정강이와 음식물의 찌꺼기가 있는 내장을 물로 씻고 태워서 드림”은, 하나님께서 받으시기에 향기롭고 정결한 제물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9). 이와 같이 우리의 죄를 대속하시기 위해 영원한 희생제물이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늘의 모든 영광을 내려놓으시고 자신의 땀과 눈물과 피 한 방울까지도 남김없이 하나님 앞에 드리셨습니다. 우리의 죄를 속하시기 위해 아들을 희생 제물로 삼아 온전히 고통을 담당하게 하셨던 하나님의 사랑을 날마다 묵상하며 감사하는 믿음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나 번제의 제물은 반드시 수송아지만 드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가난한 자들에게는 수송아지 대신 양이나 염소, 혹은 비둘기로도 드릴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10, 14). 이것은 하나님 앞에 제물을 드림이 “물질의 많고 적음이나 가치”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드리는 자의 처지와 형편”, 그리고 “드리는 자의 마음”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모든 제물에 대하여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가 되도록 하신 것은 제물에 대한 ‘실체’를 원하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중심’을 받으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예물이 가축 떼의 양이나 염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드리며 제단 북쪽에서 그것을 잡으라”고 말씀하십니다(10-11). 북편에서 잡으라고 말씀하신 것은 번제단의 동편에는 재를 버리는 곳이었고(16), 서편은 물두멍이 있었으며, 남쪽에는 제단에 오를 수 있는 계단이 없었기 때문에 실용적인 측면에서 북편을 택하도록 한 것입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제물로 수컷을 드리도록 한 것도 암컷은 새끼의 번식과 함께 당시의 젖을 음료나 음식으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이스라엘의 육체적인 생존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삶을 무시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예물드림은 결코 하나님의 뜻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명령은 일방적이고 터무니없는 것이거나, 노예를 대하는 것처럼 무조건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명령이 아니라 백성의 처지와 형편을 충분히 살피고 고려한 긍휼과 사랑의 명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를 제물로 드리는 경우도 소나 양을 제물로 드리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드렸습니다. 단지 소나 양의 경우 정강이와 내장을 물로 씻은 후 불로 태워 드리게 하였으나, 새는 “모이주머니와 그 더러운 것”을 제거하고 동쪽 재 버리는 곳에 던지게 하였습니다(16). 또한, 번제와 같은 경우 제사장에게 주는 가죽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완전히 하나님께 드림이 되도록 잘 탈 수 있게 각을 떠서 불로 태워서 드리는 화제로 드렸는데,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인해 우리 모든 그리스도인들 또한 온전히 하나님의 것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레위기 묵상(진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위기 5:1-13 ■ 속죄제를 드려야 하는 경우 (0) | 2025.03.26 |
---|---|
레위기 4:22-35 ■ 지도자의 죄를 더 무겁게 다루시다 (0) | 2025.03.26 |
레위기 4:1-21 ■ 취하지 말고 모두 불사르라 - 속죄제 (0) | 2025.03.24 |
레위기 3:1-17 ■ 불신과 고통의 담을 무너뜨린 - 화목제 (0) | 2025.03.24 |
레위기 2:1-16 ■ 감사와 충성의 마음으로 – 소제 (0) | 2025.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