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이여 주의 판단력을 왕에게 주시고 주의 공의를 왕의 아들에게 주소서
2 그가 주의 백성을 공의로 재판하며 주의 가난한 자를 정의로 재판하리니
3 의로 말미암아 산들이 백성에게 평강을 주며 작은 산들도 그리하리로다
4 그가 가난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 주며 궁핍한 자의 자손을 구원하며 압박하는 자를 꺾으리로다
5 그들이 해가 있을 동안에도 주를 두려워하며 달이 있을 동안에도 대대로 그리하리로다
6 그는 벤 풀 위에 내리는 비 같이, 땅을 적시는 소낙비 같이 내리리니
7 그의 날에 의인이 흥왕하여 평강의 풍성함이 달이 다할 때까지 이르리로다
8 그가 바다에서부터 바다까지와 강에서부터 땅 끝까지 다스리리니
9 광야에 사는 자는 그 앞에 굽히며 그의 원수들은 티끌을 핥을 것이며
10 다시스와 섬의 왕들이 조공을 바치며 스바와 시바 왕들이 예물을 드리리로다
11 모든 왕이 그의 앞에 부복하며 모든 민족이 다 그를 섬기리로다
■ 공동체 안에 정의와 공평이
대부분의 인생들은 자신뿐만 아니라 자신의 자녀들까지 부귀와 영화를 누리기를 소망합니다. 내 자신부터 잘 먹고 잘 살아야 후손들도 잘 살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이웃을 돕는 일에도 그러한 생각은 그대로 적용됩니다. 이웃을 돕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는 일도 ‘내 자신이 먼저 안정되고 여유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솔로몬의 생각은 다릅니다. 그는 모든 백성이 편안해야 자신의 통치가 안정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공동체가 안정이 되어야 내가 평강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지도자가 자신을 먼저 생각하느냐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느냐에 따라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은 정반대로 갈리게 됩니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는 사람들의 것을 빼앗거나 부패와 부정을 저지르더라도 자신의 안녕만을 추구하려고 합니다. 지도자이면서도 공동체 전체의 부정과 부패의 중심이 되어 버립니다. 그러나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지도자는 공동체의 안정을 통한 자기발전을 꾀합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부귀와 영화를 구하기 전에 자신에게는 올바른 판단력과 자신의 아들에게는 주의 공의를 부어 줄 것을 간구합니다(1).
솔로몬은 왕으로서 자신의 정치적 안정과 강력한 왕권을 구하지 않고 자신과 자신의 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이 충만히 임할 것을 구한 것입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아들에 이르기까지 대대로 누릴 수 있는 “나만의 왕국”을 원한 것이 아니라 “모든 백성들과 더불어 공존할 수 있는 왕국”을 소망한 것입니다.
또한, 솔로몬의 간구는 자신의 통치기반이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에 있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져야 함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백성들을 다스릴 때에 모든 백성들의 삶 위에 하나님의 은총과 평강이 임하기 때문입니다.
지도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해야 합니다. 말씀 속에 인생을 세워가는 지혜가 있으며, 정의와 공평이 있기 때문입니다(2).
솔로몬은 하나님의 의, 즉 하나님의 말씀이 백성들에게 평강을 주고 억울함을 풀어주며 궁핍한 자의 자손을 구원하며 압박하는 자를 꺾으실 것을 구합니다(3-4).
“산들과 작은 산들도 그리하리로다”라고 한 것은 만물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통치가 미치지 못하는 곳이 없음을 고백하는 것으로서, 그러한 하나님의 통치가 모든 백성에게도 미칠 것이며 그로인해 주의 백성이 정의와 공평을 맛보게 되리라는 확신입니다.
이는 솔로몬이 지도자로서 바른 신앙과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즉, 하나님의 이름을 핑계 삼아 자신의 왕권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아들이 하나님의 통치가 온 땅에 미치도록 하기 위한 도구로 쓰임받기를 소망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도자란 하나님의 이름을 빌미로 자신의 부귀와 영화를 꾀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공동체를 통해 드러날 수 있도록 자신을 온전한 도구로 드리는 사람입니다.
솔로몬은 해가 있을 동안에도 달이 있을 동안에도 백성들이 주를 두려워할 것이라고 고백합니다(5). 해와 달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것이며, 그 분의 주권 아래에 있는 것입니다. 이는 모든 백성이 왕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이며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섬기며 다만, 그 분을 두려워해야 함을 말한 것입니다.
왕은 유대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고대근동 나라들에서도 두려움과 존경의 대상이었습니다. 왕은 곧 신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솔로몬은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만이 진정한 왕이심을 선포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신을 높이는 지도자는 목자가 아니라 이리입니다. 오직 하나님을 드러내며 공동체 안에 주권자이신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제사장인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는 각각 향로를 가져다가 여호와께서 명령하시지 않는 다른 불을 담아 여호와 앞에 분향하였습니다. 그로인해 불이 여호와 앞에 나와 그들을 삼켜 죽게 하셨습니다(레10:1-2). 번제단에서 불씨를 가져오지 않고 다른 불을 분향단으로 옮겨 온 것입니다. 이는 곧 하나님께서 구별하여 세우신 지도자가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지 않고 “자기가 좋은 대로” 행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성도는 하나님께서 세상 속에서 세우신 지도자입니다. 어둡고 악한 세상을 빛 되신 하나님께로 인도해야할 사명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먼저 사명을 주신 나에게 솔로몬과 같이 주의 판단력과 의를 부어 주시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길을 예정하시고, 그 예정하신 뜻에 따라 목적을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목적은 “의인이 흥왕하여 평강의 풍성함이 충만할 때까지”입니다(7). 하나님의 통치가 온전히 이루어질 때까지, 은혜와 긍휼로 상처받고 갈급한 영혼들을 치유하시고 새롭게 하실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솔로몬이 소망하는 것은 자신과 자신의 아들들이 대대로 다스리며 영화를 누리는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온 땅에 충만히 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솔로몬이 “그가 바다에서부터 바다까지와 강에서부터 땅 끝까지 다스리니”라는 고백을 통해 확연히 드러납니다. 즉, 통치의 주체가 왕의 자리에 있는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말씀에 의한 통치가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력한 나라를 건설하는 것임을 확신합니다. 솔로몬은 “광야에 사는 자들이 그 앞에 굽히며 그의 원수들은 티끌을 핥을 것이며, 다시스와 섬의 왕들이 조공을 비치며 스바와 시바 왕들이 예물을 드리리로다. 모든 왕들이 그의 앞에 부복하며 모든 민족이 다 그를 섬기리로다”라고 선언합니다(9-11).
“광야에 사는 자들”이란 하나님의 백성을 가리킵니다. 광야에 사는 자들은 가진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고 불편합니다. 온전한 나라를 이루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이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진정한 왕으로 인정하고 섬길 때에 모든 열방이 주께 돌아올 것임을 선포한 것입니다.
교회를 비판하는 세상을 탓하기 전에 교회와 성도가 하나님을 진정한 왕으로 인정하며 섬기고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솔로몬의 선포는 성경적으로는 불의한 세상에 오셔서 하나님의 공의를 펼치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이기도 하지만, 신앙적으로는 불의한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통치를 이루기 위해 쓰임 받을 도구로 택함을 입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내가 속한 가정과 교회 공동체 안에 하나님의 정의와 공평이 충만하도록 기도하며, 지도자가 올바른 판단력으로 하나님의 의를 이루어갈 수 있도록 동역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구할 것은 ‘나의 평안’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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