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여,
2 나는 여호와를 향하여 말하기를 그는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 하리니
3 이는 그가 너를 새 사냥꾼의 올무에서와 심한 전염병에서 건지실 것임이로다
4 그가 너를 그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날개 아래에 피하리로다 그의 진실함은 방패와 손 방패가 되시나니
5 너는 밤에 찾아오는 공포와 낮에 날아드는 화살과
6 어두울 때 퍼지는 전염병과 밝을 때 닥쳐오는 재앙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로다
7 천 명이 네 왼쪽에서, 만 명이 네 오른쪽에서 엎드러지나 이 재앙이 네게 가까이 하지 못하리로다
8 오직 너는 똑똑히 보리니 악인들의 보응을 네가 보리로다
9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시라 하고 지존자를 너의 거처로 삼았으므로
10 화가 네게 미치지 못하며 재앙이 네 장막에 가까이 오지 못하리니
11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천사들을 명령하사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
12 그들이 그들의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아니하게 하리로다
13 네가 사자와 독사를 밟으며 젊은 사자와 뱀을 발로 누르리로다
14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15 그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그들이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여 그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
16 내가 그를 장수하게 함으로 그를 만족하게 하며 나의 구원을 그에게 보이리라 하시도다
■ 피난처요 요새가 되시는 하나님
시인은 하나님의 백성을 "지존자의 은밀한 곳에 거주하며 전능자의 그늘 아래에 사는 자"라고 합니다(1). 모든 것을 아시고 예정하시며 인도하신 하나님을 의지하는 자만이 생명의 주가 되심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인은 이처럼 자기백성을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나의 피난처요 나의 요새요 내가 의뢰하는 하나님이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2). 이러한 고백은 시인이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병아리에게 위험이 닥치면 본능적으로 어미 닭은 죽음을 무릅쓰고 위험과 맞섭니다. 또한, 병아리는 본능적으로 어미 닭의 품 안으로 들어옵니다. 이와 같이 위험에 직면한 자기 백성을 아무런 조건 없이 품으시고 지키시는 것은 하나님의 성품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우리는 시인과 같이 하나님만이 피할 바위와 요새가 됨을 확신하지 못합니다. 하나님께 피한다는 것은 진실로 하나님께 의뢰하는 것을 말합니다. 시인이 “내가 의뢰할 하나님이라”고 말한 것은, 나의 억울함을 신원하여 줄 분임을 확신한 것입니다.
또한, 시인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만이 우리가 안전할 수 있음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만이 위험에서 건져주실 분이며 영화롭게 하실 분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16). 위험은 언제 닥칠지 예측할 수 없을 만큼 우리에게는 ‘숨어있는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3). 그래서 시인은 그러한 위험을 "새 사낭꾼의 올무와 심한 전염병"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3). 감추어져 있으며, 스스로 벗어날 수 없고, 올무에 걸려들면 급속도로 쇠약해져 가는 것은 인생의 연약함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가 너를 그의 깃으로 덮으시리니 네가 그의 날개 아래에 피하리로다"라고 고백합니다(4). 생명의 위협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전능하신 날개를 펼쳐 자기 백성을 품으실 것이며, 환란 중에 피할 곳은 오직 하나님의 품 밖에는 없습니다. 어미 새가 새끼를 그 깃으로 보호하듯이 주의 날개로 자기 백성을 보호하시고, 밤에 찾아드는 공포와 낮에 날아드는 화살 속에서도 든든한 방패가 되어 주실 것입니다. 예측할 수 없는 위험과 위협 속에서도 평안할 수 있는 것은 그러한 하나님께서 나의 아버지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을 의지하는 자는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들과 함께 소멸하게 될 것입니다.
시인은 온 삶을 통해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그것은 시인에게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의심의 여지가 없는 하나님을 향한 확신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냥꾼의 올무와 심한 전염병, 그리고 밤에 찾아오는 공포와 날아드는 화살은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면서도 예측 불가능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시인은 그러한 것들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합니다(6). 하나님에 대한 확신이 곧 용감히 나아갈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붙잡는다면 천 명이 쓰러지고 만 명이 엎드러지는 상황이라도 안전하게 될 것입니다.
시인은 이러한 광경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8). 세상은 무덤과 같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사망의 위협은 많은 사람들을 고통과 죽음 가운데로 몰아넣습니다. 때로는 그러한 상황이 우리가 세상의 더 큰 권세와 능력을 붙잡지 않으면 안 될 것처럼 여겨지고, 두려움과 불안함을 가져다주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오히려 담대해야 합니다. 하나님만이 생명의 주권을 가지고 계시며, 하나님께서 허락하시지 않으면 악의 세력은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지 못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은 하나님의 진실하심이 방패와 손 방패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4). 하나님의 진실하심이란 하나님만이 진리가 되심을 말한 것으로서, 모든 역사를 예정하시고 섭리하시며 선하신 뜻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것에 대하여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하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지식은 진리가 아닙니다. 진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세월이 지나며 무너지는 것들을 우리는 경험했습니다. 확실히 의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루아침에 오히려 독이 되어 인생을 비참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함께하시는 진리이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선하신 뜻 가운데 이르게 하실 것입니다.
어떤 재앙도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입니다. 이러한 시인의 확신은 하나님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 것입니다. 나의 인생을 책임지시고 선하신 뜻 가운데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할 때에 천 명 만 명이 엎드러지는 상황 속에서도 믿음을 가지고 담대하게 진리 되신 하나님을 선포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나를 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담대하게 믿음으로 신실하신 하나님을 선포하며 나가기를 소망합니다.
시인은 지존자이신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은 자는 어떤 화도 미치지 못하며 재앙이 장막 가까이에도 오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9-10). 하나님께서는 천사들을 통해서 어디로 가든지 자기 백성을 지켜 주시는 분이십니다. 생각지 못한 재앙이 도처에서 일어나더라도 하나님을 피난처로 삼는 자들에게는 그의 사자들에게 명하셔서 모든 길에서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분이십니다(11).
시인이 "네 모든 길에서"라고 말한 것은 인생을 위협하는 질병이나 경제적 빈곤이나 사회적 갈등 등의 모든 환란을 말합니다. 하나님은 은밀한 중에 돌보시는 분이십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숨어 계시는 분이심을 말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지 않는 인생들은 결코 깨달을 수도 확신할 수도, 그리고 그 분의 도우심도 구할 수 없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평안할 때에 하나님께서 보이시지 않는 분이며 육체의 손으로 만질 수 없는 분이라 하여 외면하다가 환란 중에서야 비로소 하나님을 구하고 찾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이미 나와 함께 계시는 분이십니다. 진정한 믿음은 어떤 환란을 당하여도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의심하지 않고 오히려 믿음 안에서 평안을 얻고 담대하게 맞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그러한 길을 가셨고, 우리에게 믿는 자가 어떤 길을 걸어야 하는 지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사탄은 광야에서 금식하며 시험을 받는 예수님에게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면 하나님께서 지켜 주실 것이라고 미혹하였습니다. 사탄의 이러한 말은 문자적인 측면으로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신앙적인 측면에서 볼 때에 이는 자기백성과 함께 하시며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고 지켜주심을 입증하려는 것이 믿음이 아니라, 그 분의 보호하심을 확신하고 그 믿음 안에서 안식을 얻는 것이 진정한 믿음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다(마4:5-7).
하나님께서는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그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그들이 환난을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여 그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 내가 그를 장수하게 함으로 그를 만족하게 하며 나의 구원을 그에게 보이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14-16).
사자의 이빨과 독사의 독이 아무리 강할지라도 전능하신 하나님의 피조물일 뿐입니다(13).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자에게는 고통과 죽음이 ‘반드시 부딪힐 돌’이지만, 하나님을 신뢰하며 믿음으로 생명의 주권자이심을 확신하는 자에게는 ‘힘있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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