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2:12-28 ■ 한결같으신 하나님께 구할 때에

12 여호와여 주는 영원히 계시고 주에 대한 기억은 대대에 이르리이다
13 주께서 일어나사 시온을 긍휼히 여기시리니 지금은 그에게 은혜를 베푸실 때라 정한 기한이 다가옴이니이다
14 주의 종들이 시온의 돌들을 즐거워하며 그의 티끌도 은혜를 받나이다
15 이에 뭇 나라가 여호와의 이름을 경외하며 이 땅의 모든 왕들이 주의 영광을 경외하리니
16 여호와께서 시온을 건설하시고 그의 영광 중에 나타나셨음이라
17 여호와께서 빈궁한 자의 기도를 돌아보시며 그들의 기도를 멸시하지 아니하셨도다
18 이 일이 장래 세대를 위하여 기록되리니 창조함을 받을 백성이 여호와를 찬양하리로다
19 여호와께서 그의 높은 성소에서 굽어보시며 하늘에서 땅을 살펴 보셨으니
20 이는 갇힌 자의 탄식을 들으시며 죽이기로 정한 자를 해방하사
21 여호와의 이름을 시온에서, 그 영예를 예루살렘에서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22 그 때에 민족들과 나라들이 함께 모여 여호와를 섬기리로다
23 그가 내 힘을 중도에 쇠약하게 하시며 내 날을 짧게 하셨도다
24 나의 말이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옵소서 주의 연대는 대대에 무궁하니이다
25 주께서 옛적에 땅의 기초를 놓으셨사오며 하늘도 주의 손으로 지으신 바니이다
26 천지는 없어지려니와 주는 영존하시겠고 그것들은 다 옷 같이 낡으리니 의복 같이 바꾸시면 바뀌려니와
27 주는 한결같으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
28 주의 종들의 자손은 항상 안전히 거주하고 그의 후손은 주 앞에 굳게 서리이다 하였도다

 

■ 한결같으신 하나님께 구할 때에

시편 102편의 표제어에는 “고난당한 자가 마음이 상하여 그의 근심을 여호와 앞에 토로하는 기도”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난당하다’는 말의 단어적 의미는 “아주 무거운 것이 짓누르고 있다”는 것으로 그 자체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즉,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상황은 진정한 고난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늘 시편 102편에 쓰인 고난의 의미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당했을 때에 사용했던 말이었습니다. 특히 무엇인가 부족한 상태를 말한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없어서 당장에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절대적인 빈곤의 상태를 의미하는 말로 쓰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시인은 지금 절대적인 빈곤의 상태에 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음식을 먹는 것도 잊었고(4), 나의 살이 뼈에 붙었다고 탄식했습니다(5).

그러나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습니다. 하나님을 찾는 자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시인은 고통 중에 부르짖으며 그러한 하나님이심을 신뢰하고 회복의 때가 가까이 왔음을 확신합니다. "그의 티끌도 은혜를 받나이다"라는 시인의 고백은 하나님의 은혜가 미치지 않은 곳이 없으며 자기 백성을 세밀히 살피시고 괴로움을 돌아보시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의 확신입니다(14).

그러므로 그가 회복의 시기가 가까이 왔음을 확신한 것은 "자신의 부르짖음"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자기 백성을 세밀히 감찰하시고 돌보시는 하나님"을 신뢰한 까닭입니다. 이스라엘은 죄악으로 인하여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시인은 예루살렘의 무너진 성전의 돌들과 티끌들을 바라보며 탄식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은 떠나지 않았고, 다시 회복시키셔서 선지자들에게 주신 약속을 이루실 것을 믿고 있습니다.

"지금은 그에게 은혜를 베푸실 때라 정한 기한이 다가옴이니이다"라는 시인의 마음에는 더 이상 탄식과 절망이 없습니다(13). 오히려 그의 마음에는 죽음같은 상황 속에서도 소망과 기대가 가득합니다. 부르짖었던 시인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고 확신을 주신 까닭입니다.

"여호와께서 너를 실족하지 아니하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이가 졸지 아니하시리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이는 졸지도 아니하시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라고 하였습니다(121:3-4). 하나님께서 외면하신 것이 아니라 죄악에서 돌이킬 때를 기다리시며 회복을 준비하고 계신 것입니다.

"은혜를 베푸시고 정한 때"는 곧 "하나님 앞에서 죄를 깨닫고 돌이킬 때"입니다. 하나님의 구원하심은 믿는 자에게 ‘즉시’ 이루어집니다(마9:22). 자기 백성을 긍휼히 여기시고 구원을 베푸신 하나님을 모든 나라가 경외하며 모든 왕들이 영광을 돌릴 것입니다(15).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이방나라와 왕들이 하나님을 경외하고 영광을 돌린다는 것은 에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하심이 사람의 지식이나 과학으로는 예측할 수도 해결될 수도 없는 일이었음을 의미합니다.

철저하게 예루살렘이 무너졌으며 백성은 모두 노예로 끌려가 온 땅에 흩어졌고, 더 이상 먹을 것도 남지 않아 굶어 죽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회복의 소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하실 수 있습니다. 예레미야 선지자는 그러한 하나님에 대하여 "일을 행하시는 여호와 그것을 만들며 성취하시는 여호와 그의 이름을 여호와라"고 하였습니다(렘33:2). 부르짖고 돌이키면 기도를 멸시치 않으시고 긍휼을 베풀어 하나님의 영광을 회복하도록 하시고, 집이 다시 견고히 세워질 수 있도록 해 주실 것입니다(16-17).

죽은 것처럼 보여도 하나님께서 행하시면 새 창조의 은혜를 입게 될 것입니다. 시인은 이스라엘이 죄악으로 고통 받았던 것과, 지속된 고통 속에서 비로소 깨닫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며 부르짖었던 모든 일들을 "장래 세대를 위하여" 기록하겠다고 합니다(18). 이는 곧 하나님께서 죽음 같은 고통 속에서도 죄악에서 돌이키고 부르짖으면 응답하셔서 이 전보다 더욱더 큰 영광으로 회복해 주시는 하나님이심을 알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회복은 모든 세대가 유일한 구원자이신 하나님을 찬송하며 경배하는 합당한 이유가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높은 성소에서 땅을 살피시며 굽어보시고 탄식의 소리를 들으사 죽이기로 작정한 자라도 뜻을 돌이켜 구원하시는 분이십니다(20). 하나님의 목적은 인생을 죽이고 살리는 데 있지 않고, 오직 인생을 통해 하나님만이 주권자가 되시며 영광 받으실 분이시며 만왕의 왕 되심을 알도록 하는데 있습니다(21). 이를 통해 모든 나라와 민족이 주께 돌아오도록 역사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22).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성취하시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고, 그의 이름을 믿는 자마다 세상을 이길 힘과 능력을 주시고, 그들을 친히 성전 삼으시고 거하심으로 온 세상의 주가 되심을 알게 하셨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창조주이시며 권능의 팔로 역사를 운영하시는 하나님을 찬송합니다(23-27). 사람의 날은 풀 같고, 연기 같으며 그림자와 같이 유한하지만 하나님은 영원자존하신 분이십니다. 지으신 모든 피조물은 낡은 옷과 같이 되어 없어지겠지만, 하나님께서는 주권적으로 폐하기도 하시며 새롭게 지으시기도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연약한 인생이라 할지라도 무한하신 하나님을 의뢰할 때에 그 분의 능력을 덧입을 수 있습니다. "주는 한결같으시고 주의 연대는 무궁하리이다"라는 시인의 고백은, 우리가 어떤 것을 의지해야 할지를 분명히 깨닫게 합니다.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 영원하신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안전하게 삶이 세워질 것이며 번성할 것입니다(27). "사람의 마음에는 많은 계획이 있어도 오직 여호와의 뜻만이 완전히 서리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은 사람으로 생명에 이르게 하는 것이라 경외하는 자는 족하게 지내고 재앙을 당하지 아니하느니라"고 하셨습니다(잠19:21, 23).

짧고 굵게 살자는 생각은,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영원을 포기하는 미련하고 악한 생각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며 나와 내 자손들의 삶이 견고히 세워지는 은혜를 경험하고 모든 사람들이 내 인생을 통해 주께로 돌아오는 영광을 기대하기를 소망합니다.